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처음 등장하셨을 때, 탄생지인 팔레스틴 땅 베들레헴 일대는 고요하기만 했었습니다. 작은 고을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구세주의 탄생 기록이 선지서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긴 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지하여 알지 못했거나 무관심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금년 성탄절은 코로나 19로 인해 타협할 수 없을 만큼 얼룩진 크리스마스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상황을 꼭 부정적으로만 생각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오늘의 상황에 맞게 첫 번 크리스마스가 그랬던 것처럼,‘고요한 밤, 소박한 밤’으로 그리스도인들의 축제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예년 같았으면, 이때가 되면 매스컴에서는 연일 흥겨운 캐럴이 흘러나왔을 것이고, 포트워스 다운타운 Sundance Square에 세워진 성탄 트리 아래에는 가족들끼리 혹은 애인과 함께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을 텐데, 올해는 인파가 넘쳤던 번화가도 조용합니다. 하지만 어느 곳보다 더‘침묵’에 싸인 곳은 바로 교회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최대의 축제인 성탄 시즌이 되면 교회는 예배뿐 아니라 청년부·아동부 등 부서별로 각종 공연과 축제를 펼치곤 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송구영신 예배가 있는 연말·연초는 교회가 가장 북적이는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교회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집 안에 성탄 트리를 장식하는 이들이 늘면서 대형마트의 크리스마스 장식품 수요는 크게 늘었다지만, 교회는 현재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소박한 성탄을 준비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오히려 성탄의 본질을 되찾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과는 관계없는 성탄절 행사보다는, 분주함을 멈추고, ‘하늘에는 평화를, 땅에는 평화’를 주신 아기 예수님을 만나는 고요하고 거룩한 성탄절 문화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겠습니다. 또한, 코로나에 찌든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성탄 선물로 캐럴과 선물 나눔 행사를 가져도 좋겠습니다. 외부 행사나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기 보다는, 각 가정에서‘고요한 밤 거룩한 밤,’‘기쁘다 구주 오셨네’‘저 들 밖에 한밤중에’ 등을‘유튜브 성탄 행사’를 보면서 조용히 지내는 편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모여서 가지는 교회 행사는 어렵겠지만 크리스마스를 맞아, 평소 개인이나 가정적으로 사회 속에서 묵묵히 사람들을 섬겨온 사람들, 예를 들면, 집배원 아저씨, 쓰레기 수거차 기사, 경찰관들에게 작은 선물과 카드를 나누는 일을 해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우리를 위한 축하 행사가 아니라, 남을 섬기기 위한 고요하고 거룩한 크리스마스가 진정 주님이 기뻐하시는 성탄절이 되지 않을까...요.
장목사
‘모든 장애우들이 복음을 듣고 행복하게 사는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