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을 아름답게 사는 인생
인생은 나이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에 따라 판단할 것입니다. 부쩍 지난 시간들이 자주 떠오르는 것을 보면, 나도 나이가 들기는 들었나 본데, 그래도 마음만큼은 아직 청춘 못지않게 꿈을 꾸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환갑이란 말을 들어보지도, 생각지도 않은 채 훌쩍 지나쳐 버렸으니 아마도 은연중에 그 말을 듣기 싫어하는 마음이 있었나 봅니다. 새삼스레 노인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저렇게 하는 요즘입니다.
청년 시절, 헤밍웨이의 소설에 매료된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노인과 바다>는 주인공이 노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은 젊은이들을 위한 소설이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소설 <노인과 바다>에는 노인이 없습니다. 청새치와 상어, 그리고 노인 모습의 청년 산티아고가 있을 뿐입니다. 84일 동안 제대로 한 마리 잡지 못하면서도, 매일 바다로 나가는 산티아고는 이미 노인이 아닙니다. 마침내 걸려든 청새치와 겨루는 한판 승부, 자신의 쪽배보다 더 큰 녀석과의 힘겨루기를 시작합니다. 싸움은 장장 3일 동안이나 계속됩니다. 청새치도 노인과 함께 지쳐가지만, "반드시 이놈을 잡고야 말 테다"라는 집념이 마침내 그것을 뱃전에 묶어두는 데 성공합니다. 아마 주인공은 능력도 없고 운도 따르지 않는 한물 간 노인네로 취급하는 동료 어부들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저력이 있는 산티아고, 그는 과연 늙은이 인가요 젊은이 인가요? 그를 보면서, 젊음과 늙음의 기준을 생각해 봅니다. 단순히 나이만은 아닐 것입니다. 몸은 젊었어도 생각에 패기가 없으면 청년이라 할 수 없고, 늙은 몸을 가졌어도 그의 내면에 젊은 정신이 깃들어 있으면 노인으로 대접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노인이 되면 시간이 많으니까, 시간을 보내는 것에만 집중하여,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젊은이에게 눈총을 받아 가면서도, 그들에게 기대어 살 수밖에 없는 세대, 어물어물하다 보니 그들 틈에 끼어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노인도 생의 목표가 명확히 설정되어야 합니다. 60대 중반의 나의 모습, 80세의 나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에 맞게끔 목표를 설정하여, 계속적인 노력을 하여야만 외롭지 않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노는 것만으로는 노령의 행복을 누릴 수 없습니다. 몇 해 전부터‘80세 현역’이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말이‘평생 현역’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어 만들어진 여유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행복이 찾아옵니다. 인생에 있어서 연속성은 없습니다. 인생은 오직 찰나일 뿐입니다. 노년이라 할지라도 미래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야 겠습니다.
- 장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