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 가진 특별한 심방
Central Asian Mission 컨퍼런스가 끝나는 날 저녁, 정여호수아선교사가 개척한 열방교회의 첫 성도 가정인 유세프와 조야 부부의 집에 식사초대를 받아 갔다. 이 가정이 나를 초대한 이유는 조야의 오빠(하밋)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가지기 위해서였다. 집에 들어서니 단정하게 드레스를 입은 조야의 어머니를 비롯하여 아들, 며느리, 친척 아주머니와 아이 둘, 조야의 언니 등이 한 곳에 모여 있었다. 우리는 다이닝 룸에 잘 정돈된 긴 식탁에 자리하고 앉았다. 먼저 차를 따라 주고는 얼마 안 있어 준비한 둔간족 음식이 나오고, 여러 가지 과일들을 테이블에 가지런히 갖다 놓는다. 야위였지만 교양 있게 안경도 차려 쓴 어머니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무어라고 말씀하시는데 둔간어를 알아들을 수 없어 좀 답답하기도 했다.
식사를 다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하밋이 오기를 기다리고들 있다. 지금이 라마단 기간이라, 무슬림인 하밋은 하루 절기가 끝나는 여덟 시 반에 오기로 되어 있다고 했는데, 9시가 넘어서야 여동생 집에 들어섰다.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한다. 건장한 체격에 온순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였지만, 첫째 아들이라 그런지 나름대로 카리스마가 있어 보였다. 저녁을 이미 하고 왔으니 차와 간단한 음식만 조금 들겠단다. 식후에 복음의 접촉점을 찾기 위해 나는 ‘사람은 누구나 고향을 사모하지 않느냐...’ 로 대화의 실마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밋은 의도적으로 나의 말을 끊기 위해 엉뚱한 말로 말꼬리를 흐트러뜨리려 한다. 나의 이야기를 막으려는 의도가 있어 보였다. 나는 ‘모든 인생은 가야 할 종착점’ 이 있는데, 이것을 생각하고 인생을 사는 것과, 그런 생각 없이 인생을 사는 것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이야기 해 주었다. 우리 인생은 언제인가 종착지인 아버지 집으로 가야하는데, 아무나 그곳에 갈 수 있는게 아니라, 그분의 자녀가 된 사람이라야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해 주었다. 처음에는 당돌하게 말을 바꾸려 하던 하밋이, 계속하여 목적론적 신 존재 증명을 설명해 줄 때부터, 내 말에 조용히 귀를 기울여 듣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죄를 짓지 않는 존재는 아무도 없는데, 그 죄의 대가를 치루기 위해 옛날에는 짐승을 대신 잡아 그의 피를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신께 제사를 드렸지만, 짐승의 피는 사실 우리의 죄를 대속할 수 있는 능력도 자격도 없기에,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야만 했고, 그의 십자가의 공로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사해 주시며, 우리를 하늘 아버지 계신 것으로 인도해 주시는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이다...(중략) 이렇게 복음을 약 20분 정도 진지하게 전하였다.
이제는, 조야가 식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안수 기도를 해 달라고 부탁한다. 제일 먼저, 세 살이 되도록 말문이 열리지 않고 있는 어린 아이를 위해 기도를 해 주었다. 다음은 유방암을 앓고 있는 할머니를 위해 기도해 주었고, 다음은 임신을 기다리고 있는 며느리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조야의 오빠인 하밋을 위해,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 주었다. 이렇게 선교지에 와서 한 가정을 심방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온 가족을 위해 기도해 준 것이 나에게는 커다란 특권이었고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되었다. 그 집을 나오는 길에 조야가 선물 박스를 건네준다. 내가 입을 와이셔츠와 하얀 곰돌이 인형이 들어 있었다.
장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