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가꾸는 것과 목양은 비슷한 기쁨이...
논밭의 곡식이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큰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작은 텃밭 가꾸기를 즐기는데, 목회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 목회 전반에 걸쳐 ‘농부의 발소리’ 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농사라는 것이 트랙터로 밀어야 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호미로 하나씩 일구어야 하는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를 생각한다면 텃밭 가꾸는 기쁨을 트랙터 농사가 따르지 못할 것입니다. 목회도 개척교회 하면서 모든 것 혼자 다 하던 시절, 어렵고 힘들었어도 내가 살아가는 보람을 온 몸으로 느낄 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반면 트랙터로 농사하는 농장이 되려면 많은 전문지식과 관리능력이 있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같은 농사라고 하겠지만 텃밭 가꾸는 것과 농장 운영하는 것은 내용적으로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 발전을 생각할 때 이른 새벽 조심스럽게 밭을 들여다보는‘농부의 발소리’가 떠오릅니다. 교회를 찾아오는 방문자 한사람을 만나는 새가족팀의 눈빛부터 주일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마음은 물론 목장 리더들과 제직들, 사역자들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씨앗에서 싹이 나고 싹이 자라 열매맺어가는 과정을 책임지려는 마음입니다.
작은 교회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큰 교회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과 헌신도가 높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교회 일이 자기가 관심가지고 책임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큰 교회에서 자란 아이들은 작은 교회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들의 혜택을 누리지만 상대적으로 책임감과 헌신도가 떨어진다는 통계를 보게 됩니다. 왜 그럴까, 자기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에 익숙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자기중심적인 문화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어린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 문제입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새벽을 조심스럽게 깨우는‘농부의 발소리’가 있는 목회를 해야겠습니다. 사실 교회 이전을 크게 두 번 하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나의 못남도 나의 괜찮음도 무리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지혜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제 목회의 남은 기간은 아름다운 매듭을 지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큰 잘못이 없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이고, 하나님이 세워주시는 미래의 비전을 위해서는 과감하게 앞을 향해 전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목사
‘모든 장애우들이 복음을 듣고 행복하게 사는 그 날까지...’